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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수면의 구조와 수면장애의 종류에 대해서 정리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수면각성조절에 영향을 주는 기전/요인에 대하여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수면항상성과 하루주기 리듬

사람에서 각성(깨어있음)과 수면은 환경요인과 내부적인 항상성(homeostasis)하루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의 상호작용으로 조절된다. 여기서 수면항상성이란 잠을 자는 시간이 길어지면 깨어나려고 하며, 오랫동안 깨어 있으면 수면욕구가 증가하는 내부적인 조절을 의미하고 '졸리다'라는 수면욕구는 하루주기리듬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이러한 하루주기리듬은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라고도 하며, 시상하부(hypothalamus)와 시신경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이 하루 주기를 조절하는 요소(circadian pacemaker)이다. 수면에 영향을 주는 큰 요인 중 하나가 빛인데, 망막에 들어온 빛 자극은 망막시상하부(retinohypothalamic tract)를 따라 시신경교차상핵에 전달되어 영향을 주며 이 외에도 빛, 어두움, 기온과 같은 외부환경과 활동, 자세, 식사, 환경, 약물 등의 요인이 수면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질 높은 수면을 위해서 수면항상성과 하루주기리듬을 유지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규칙적인 생활, 일정한 수면시간,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하며 잠을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의 자제, 빛을 차단하는 등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2) 멜라토닌과 체온

멜라토닌(melatonin)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trypthophan)과 뇌의 시상하부 중추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을 통해 합성되며, 혈중 농도는 새벽 3~4시에 최고치가 된다. 멜라토닌의 분비 리듬은 위에서 언급한 시신경 교차 상핵의 리듬이 여러 차례의 시냅스를 통과하여 송과체(pineal gland)로 전해짐으로써 나타난다. 체온은 초저녁에 최고점에 도달하다가 새벽 3~6시에 최저점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보통 기상 3시간 전이다. 따라서, 혈중 멜라토닌의 최고점과 체온의 최저점을 이루는 시간대인 3~4시경이 최대수면상태이다.

3) 수면과 연관된 생화학물질

수면각성과 연관되어 있는 생화학물질에는 아세틸콜린(acetylcohline), 히스타민(histamine),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 히포크레틴(hypocretin)이 있으며, 수면과 관련이 있는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 (gamma aminobutyric acid, GABA), 아데노신(adenosne)이 있다.

①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은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전달물질을 의미하는데 운동신경과 부교감신경에서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 교감신경에서는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아세틸콜린은 여러 동물에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며, 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어 신경의 자극을 근육에 전달하는 화학물질이다.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면 혈압강하, 심장박동의 억제, 장관과 골격근의 수축 등의 작용을 나타내며 아세틸콜린의 자극 전달이 끝나면 콜린에스테라아제(cholinesterase)에 의해 콜린(choline)과 아세트산(acetic acid)으로 분해되며, 콜린은 콜린아세티라아제(choline acetylase)에 의해 다시 아세틸콜린이 된다. 이러한 아세틸콜린은 각성과 렘수면을 일으키며, 망상체 속의 콜린신경세포는 각성과 렘수면을 취하고 있을 때 활성화되고 비렘수면일 때 비활성화된다. 아세틸콜린을 분비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콜린성(cholinergic)이라고 하며,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을 항콜린성(anticholinergic)라고 부른다.

② 히스타민(histamine)

히스타민(histamine)은 아미노산 히스티딘(histidine)이 탈탄산되어 생성되는 물질이며, 후시상하부 안에 있는 결절유두핵(tuberomammillary nucleus)의 히스타민분비신경은 대뇌 피질의 각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항히스타민제는 이러한 히스타민의분비를 억제하여 진정작용을 일으킨다.

③ 히포크레틴(hypocretin)

히포크레틴은 오렉신(orexin)이라고도 불리며, 시상하부에서 생산되는 흥분성 수면 각성 신경펩티드이다. 주 역할로는 뇌간망상체를 자극시켜 뇌를 깨어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분비가 많아지면 각성상태가 되고 분비가 적어지면 쉽게 졸음에 빠지는 기면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글루탄산염(glutamate)이 히포크레틴의 분비신경을 활성화하고, 이렇게 활성화된 신경들은 다시 시상하부의 글루탄산염을 증가시킴으로써 히포크레틴 분비신경의 활성을 유지한다.

④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

GABA는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에 포함된 중추신경계의 중요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주로 뇌조직에 GABA receptor가 존재하고 신경전달물질인 GABA가 리간드로 작용하여 수용체에 결합됨으로써 중추신경계에서 억제성 신경물질로 작용하며, GABA의 양이 증가하면 정서적 안정과 항 정신불안증, 항 경련효과, 수면유도 및 수면유지를 나타낸다.

⑤ 아데노신(adenosine)

아데노신은 아미노산으로, 뇌 속에 존재하는 아데노신은 다양한 뇌세포들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 ATP의 분해산물이다. 이는 뉴런과 교세포에서 방출되며 뇌 전체에서 신경조절물질의 역할을 하는 수면 항상성과 관련된 수면 촉진 인자이다. 따라서, 우리의 뇌가 깨어 있을 때에는 아데노신이 증가하여 누적이 되면 수면 항상성에 의해 수면욕구가 증가하게 되고 잠이 들게 되면 아데노신은 감소한다. 아데노신이 대뇌 기저부에 분포된 수용체에 작용하여 배가쪽 시가교차앞구역(ventrolateral preoptic area, VLPO)을 활성화시키게 되고, 각성을 유지시키는 뇌줄기와 시상하부를 억제함으로써 수면을 유도한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깨기 위해 섭취하는 카페인의 구조는 아데노신과 유사하기 때문에 아데노신 대신 아데노신 수용체에 결합하여 아데노신수용체를 억제시킴으로써 각성효과를 나타낸다.

잠을 잘 자고 규칙적으로 자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 되므로 수면의 질, 건강을 높이는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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